최초의 고구려 시대 사극, 주몽

주몽

2006년 방영된 MBC 드라마 '주몽'은 한국 사극의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생애를 다룬 이 드라마는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50%를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고구려를 중점적으로 다룬 최초의 사극이며, 이 드라마와 1년 전 KBS에서 방영한 해신의 히트로 고대사의 상품성이 재조명되어 주몽 이후 삼국시대 혹은 남북국시대를 다룬 사극이 많이 제작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창 고구려붐이 일었던 이유는 당시 뜨거웠던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 때문입니다. 국가적으로 이를 방관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였고 지상파 3사가 모두 고구려 사극을 제작하기에 이릅니다.
지금 현재, '주몽'을 다시 보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드라마적 요소를 분석하며, 주몽이 한국 사극에 미친 영향을 짚어보겠습니다.

1. ‘주몽’이 사극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

주몽이 방영되던 2006년은 한국 드라마가 역사적 소재를 기반으로 한 사극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키던 시기였습니다. 이전까지 사극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주류였으며, 고구려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작품은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주몽은 고구려 건국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며, 웅장한 스토리와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 탄탄한 캐릭터 구축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한국 사극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전통적인 사극이 정치적 음모와 궁중 암투에 집중했다면, 주몽은 영웅 서사를 중심으로 전쟁과 모험, 성장 이야기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이후 대조영, 광개토태왕 같은 고구려 배경의 사극들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2. 주요 줄거리

2,100년간 북방의 대륙을 지배했던 고조선이 내분으로 무너지게 된다. 고조선의 젊은 장수 해모수는 다물군을 이끌고 한나라에 대항하지만 결국 패배한다.
해모수는 하백족의 딸 유화를 만나 사귀어 아이를 가지게 하나, 해모수를 숨겨준 죄로 하백족은 한나라에 몰살당하고 해모수는 실종된다. 부여의 왕자 금와는 본래 해모수의 벗이었으나 한나라의 위협 때문에 해모수를 배신한다. 그러나 그 죄책감 때문에 유화를 아내로 받아들여 주몽을 자신의 아이로 삼아 기르게 된다.
부여에서 주몽은 별 볼일 없는 한심한 찌질이로 산다. 그러다가 소서노와 알게 되고, 이런 저런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점차 성장한다.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 해모수와 만나 그의 정체는 몰랐으나 스승으로 삼아 수행을 받고, 해모수가 죽은 뒤에야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소서노는 부여에 있을 때 주몽과 알게 되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주몽과 결혼하지 못하고, 대소의 구애를 뿌리치기 위해 자신을 곁에서 모시고 있던 우태와 결혼하여 비류와 온조를 낳는다.
결국 주몽은 한나라에 대항하기 위해 부여에서 빠져나와 졸본 세력과 연합하여 고구려를 세우게 된다. 주몽 휘하에서 대장장이 모팔모(이계인)가 초강법의 비밀을 알아내서 한나라 보다 더 강한 철제 무기를 만들어내고, 부여 역시 고구려에 동조하여 한나라의 지배에서 벗어난다. 우태가 도중에 죽어버려서 소서노는 주몽과 결혼한다.
나중에 주몽의 아들 유리왕자과 예소야가 고구려로 오자 소서노가 다툼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새 나라를 건국하러 남쪽으로 내려가며 막을 내린다. 당장 고구려를 세우기 위해 부여와 대립했던 주몽과 입장이 굉장히 비슷해 보이는데도 상당히 평화롭고 우아한 이별로 그려낸 것이 특이점이다.

3. ‘주몽’의 성공 요인과 한국 사극에 미친 영향

주몽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1) 강력한 스토리와 캐릭터

• 주몽(송일국 분)은 전형적인 영웅 캐릭터이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졌습니다.
• 소서노(한혜진 분)는 강한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며 기존 사극의 여성 캐릭터들과 차별화되었습니다.
• 금와왕(전광렬 분), 대소(김승수 분) 등 서브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하여 극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2) 스케일과 연출

• 기존의 실내 세트 중심 사극과 달리 대규모 전투 신, 야외 촬영을 적극 활용해 영화 같은 장면들을 연출했습니다.
• 고구려 시대의 복식, 무기, 건축 양식을 최대한 고증하려 노력해 사실감을 높였습니다.

3) OST와 감성적 요소

• 인순이의 ‘하늘이여..제발’ 같은 명곡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등  드라마의 감동을 극대화한 OST도 큰 몫을 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후속 사극들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조영', '광개토태왕', '바람의 나라' 등 고구려를 다룬 작품들이 주몽의 유산을 이어받아 웅장한 스토리와 스케일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결론: ‘주몽’이 남긴 유산과 앞으로의 사극

 이 작품은 단순히 인기 드라마로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드라마에서 사극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품이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한  웅장한 스토리, 영화 같은 연출이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현재, 한국 드라마는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역사극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이지만, '주몽' 같은 명작이 다시 조명되면서, 전통 사극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들이 계속 제작되기를 기대해봅니다.